"완산학원 비리, 기자로서 반성한다"
"완산학원 비리, 기자로서 반성한다"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9.05.31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편집국 신효송 기자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10년간 무려 53억 원의 횡령. 최근 드러난 완산학원의 비리는 교육계를 발칵 뒤집었다.

전주지방검찰청(이하 전주지검)은 지난 28일 전주 완산학원 설립자를 중심으로 벌어진 사학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완산학원의 사학비리는 '비리 종합세트'라는 수식어가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상상 이상이었다.

10년간 학교물품 구입대금을 과다 계상하거나 허위 공사 계약 등을 통해 재단 소속 중학교로부터 총 5억 원, 고등학교로부터 총 7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시설 공사비를 과다 계상해 20억 원을 횡령하는가 하면, 급식비에서도 1000만 원을 횡령하는 등 크고 작은 횡령이 비일비재했다.

근무하지 않은 교직원을 근무하는 것처럼 꾸며 8000만 원을 횡령하고 횡령금으로 태양광 시공 업체를 설립해 매달 수익을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간제 교사 채용, 기간 연장, 정교사 채용 심지어 교장, 교감 승진에 돈을 요구한 일도 있었다.

가장 안타깝고도 추악한 건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횡포였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국가 교육복지비를 횡령하는가 하면, 교내 특수교실을 가정집처럼 꾸미고 제 집처럼 사용했다고 한다. 현재 검찰은 설립자를 포함한 5명을 기소한 상태다.

수사 브리핑 당시 전주지검 측은 이러한 대형 사학비리가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건, 이사회 상당수가 이사장 친인척, 친구, 역대 교장들이기에 재단을 통제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브리핑 장소에서 한 가지 질문이 던져졌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왜 이제서야 밝혀졌나'고 말이다. 이에 발표를 맡은 검사는 "검찰도 이 부분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교육청, 시민단체, 기자들 또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사회 전체적인 시스템이 붕괴된 것"이라고 표현했다. 

충격적이고 뼈 아픈 말이었다. 언론인으로서 학생들 특히 소외계층들이 고통받을 동안 우리는 제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전주 완산학원에서 사학비리가 발생했는데도 눈치를 못 챈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사학은 자율성 뿐 아니라 공공성이 중요하다.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필자 또한 마찬가지다. 비리가 10년동안 숙성될 때까지 작은 문제 하나 짚어내지 못했다. 이 땅에 사학으로 고통받는 학생, 교사가 없어지는 그날을 위해 이번 일을 반성하고,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