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학, 대학생 부채 늘자 '금융교육' 확대, 한국은 뒷짐만"
"美대학, 대학생 부채 늘자 '금융교육' 확대, 한국은 뒷짐만"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9.05.3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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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리그外, 학자금 대출 1.5조 달러 시대 대비해 재학생 '개인금융교육' 실시…부채, 신용관리, 은퇴계획까지
한국도 학자금 대출 매년 증가해 1.8조원 돌파…교육부족으로 고금리 부담, 신용유의자 등록 등 피해 늘고있어
(사진: 픽사베이)
(그림: 픽사베이)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미국의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에서 재학생들에게 ‘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생‧대학원생들의 부채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치솟아 재학생들에게 개인 금융에 대해 가르쳐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대학 재학생들에게도 개인 금융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북동부의 8개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에서 ‘돈’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미 미국 젊은 층의 부채가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치솟아 명문대학들까지 재학생들을 위해 ‘개인 금융(Personal Finance)’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

지난 4월에는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부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첫 개인 금융 시리즈 워크숍이 열렸다. 워크숍에서는 부채와 신용 관리, 은퇴 계획 등에 대한 내용을 네 차례에 걸쳐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5월에는 프린스턴대가 ‘금융 지식의 날’을 열어 학생들을 참여하게 했으며, 짧은 강의들을 편성해 신용카드 사용과 예산 등에 대해 가르쳤다.

이번 워크숍을 진행한 존 캠벨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많은 학생들이 굉장히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평등이 고조되고 학생들의 빚이 증가하는 상황이 오랜 시간 지속된 결과 학생들이 직면한 도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아이비리그 대학들 사이에서 ‘돈’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하버드대와 프린스턴대 외에도 브라운대와 코넬대 등이 금융학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펜실베이니아대는 올해 봄에 도시 금융학 수업을 개설했다.

보스턴 칼리지의 재정 안정 프로젝트(Financial Security Project)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지역 대학(community colleges), 공립학교, 주립 대학교들 또한 학생들의 수요에 맞춰 개인 금융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WSJ는 “학생들의 부채가 심각한 국가 문제로 대두되면서 새로운 요구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학자금 대출액은 1조 5000억 달러(한화 약 1787조 원)에 달하며, 개인별 대출액은 2만~2만 5000달러(약 2380만 원~2980만 원) 수준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한국의 대학생들 역시 미국 대학생들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청년참여연대는 지난 6일 한국장학재단에 2018년 학자금 대출 인원 및 규모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를 공개했다. 청년참여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학자금 대출 총액은 1조 8077억 원으로 전년(1조 7437억 원)보다 증가했다.

(자료: 청년참여연대)
(자료: 청년참여연대)

학자금 대출 인원은 약 63만 명, 1인당 대출 금액은 약 287만 원으로 졸업할 때까지 대출을 받을 경우 1인당 대출 금액은 8학기 기준 2296만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대학생들의 평균 대출금액에 비교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감사원은 ‘대학생 학자금 지원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교육부가 대학생에게 지원하는 일반상환 대출의 장기연체이자 금리가 연 9%로, 시중은행 가산금리보다 최대 3.8%p 높은 것이 밝혀졌다. 또한 대출자 가운데 4만 4000여 명은 취업 후 상환대출을 받으면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이를 모르고 일반상환 대출을 받아 3학기 동안 약 9억 8000만 원의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높은 금리와 추가이자 부담으로 인해 6개월 이상 장기연체자는 3만 6000여 명, 이 가운데 1만 1000여 명은 신용유의자로 등록됐다. 신용유의자의 경우 신규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이 제한된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을 받은 재학생·졸업생들은 직접적으로 금융으로 인한 피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학과 정부는 '개인 금융 교육'에 손을 놓고 있다.

학자금 대출 총액과 대출 인원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보면 국내 대학들과 정부 역시도 학생들에게 개인 금융 교육을 시행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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