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상피제는 땜질처방, '정시 확대'로 해결해야"
"고교 상피제는 땜질처방, '정시 확대'로 해결해야"
  • 신효송 기자
  • 승인 2019.05.2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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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사태, 전 교무부장 실형으로 마무리…교사들 '고교 상피제', '자정노력' 약속
학부모들 "학생부전형 더이상 못 믿어, 정시 비율 대폭 늘려야"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숙명여고 시험지유출사건이 전 교무부장의 실형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제2, 제3의 숙명여고 사태를 방지할 대책은 묘연한 상태다. 학부모들은 수시불신이 극에 달했다며 정시확대와 같은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이기홍 판사는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 모씨의 업무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현 모씨는 2017년 6월부터 2018년 8월까지 다섯 차례 정기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자녀에게 유출한 바 있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사진: 연합뉴스)

이번 판결에 대해 교사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평가의 공정성과 공교육 불신을 초래한 입시‧성적 비리는 반드시 엄단한다는 사법부의 의지로 받아들인다"며 "이러한 개인 일탈을 막기 위한 대책(CCTV 설치, 고교 상피제(교사, 자녀 동 학교 근무 차단), 처벌강화, 학업성적관리 강화를 위한 담당부장 연수 등)이 마련돼 시행 중이다. 우리 교육자도 책무성을 갖고 학생 성적을 엄정히 관리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고교 상피제와 같은 제도개선이나 교사들의 자정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교사는 현재 489명으로 집계된다. 2018년 939명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전국 시·도 교육청마다 상황이 달라 고교 상피제가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 읍·면 지역의 경우 학교 수가 적어 교사와 자녀를 분리하기 어렵고, CCTV또한 학교 재량에 맡겨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대다수의 선량한 교사들에게도 이러한 조치는 족쇄와도 같다. 김승환 전북교육청 교육감은 고교 상피제에 대해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정책"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들은 교사 개인의 일탈을 바로잡는데 급급하기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비리의 원인인 학생부전형 중심 대입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숙명여고 사태 외에도 부산, 광주 등지에서 학생이나 학부모가 시험지를 유출하는 일이 벌어졌으며, 자기소개서 대리 작성 및 과도한 컨설팅비용, 고교별 교내수상 개수 차등 및 학생차별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교과, 활동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생부 전형의 특성 상 벌어지는 문제다.

출처: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대학별 선발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부모의 재력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아 '깜깜이전형', '금수저전형'이라 불리는 실정이다. 송기석 의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학생부종합전형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숙명여고 사태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2018년 8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을 통해 정시비율을 30% 이상 늘리고, 학종은 학교생활기록부 내 학부모 정보 삭제, 수상경력 개수 제한 등 공정성 제고를 위한 개선사항을 추진키로 했다.

정시모집 확대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수시·정시 대학신입생 모집 비중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정시를 현재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53.2%로 집계됐다. 진학사가 고3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체의 68.0%가 '정시가 공정하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를 비롯해 일부 교수, 교사들은 정시모집 비율이 70%를 넘었던 2000년대 초반으로 대입제도가 회귀되거나 전형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자유한국당 조경태 의원,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중부대 교육학과 안선회 교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사교육비 증가 유발과 대입선발의 공정성, 신뢰성, 평등성을 무너뜨렸다"라며 "수능 위주 정시전형 비중을 최대 7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서울문일고 김혜남 교사는 "앞으로는 학생부종합전형만 강요하는 풍토에서 벗어나 논술, 학생부전형, 수능 등 다양한 입시전형을 통해 다양한 성향의 학생들이 어울려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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