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능력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것”
“교사의 역할은 학생의 능력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것”
  • 임지연 기자
  • 승인 2019.05.24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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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티처] 이동헌 미림여자고등학교 교사

가치관 차이에서 발생하는 학생과의 문제,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어 대입 ‘여러 선택 중 하나’라는 것 기억하길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교사라면 당연히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교생실습이다. 이 기간에 어떤 교사들은 안정적인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갖기도 하고, 교육철학에 대해 고민하기도 한다. 미림여자고등학교에서 물리를 가르치고 있는 이동헌 교사에게 교생실습은 ‘학생들과 생활하는 것, 학생들에게 수업을 하는 것이 나에게 과연 맞는 일인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학교생활이 잘 맞았고, 교직에 몸담는데 확신을 주는 경험이 됐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이동헌 교사는 교사를 본인의 천직으로 생각하고 2002년부터 교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주로 인천에서 근무하던 그는 올해부터 서울 미림여고로 자리를 옮겨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동헌 교사는 “학생들을 잘 알고 학생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발견하지 못한 학생의 능력을 보며 깜짝 깜짝 놀라는 생활을 하고 있다”며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싶지만, 오히려 학생 때문에 행복함을 느끼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교사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능력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역할
이 교사는 그동안의 교사 생활에 대해 ‘후회와 노력의 반복’이었다고 털어놨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학습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이정도면 됐다 싶을 때 또 다시 부족한 점을 찾게 되고, 다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는 것. 그리고 이런 생활은 앞으로도 계속하게 될 반복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또 교사 생활을 하며 ‘학생들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도와주는 것’이 교사로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전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으로 과학부스 운영을 자주 했는데, 이때 만났던 두 명의 학생이 있습니다. 한 학생은 제 담당 동아리 학생은 아니었는데 초전도체를 이용한 실험을 후배 학생과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후배가 실험 방법을 바꾸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다양한 질문을 했는데 모든 질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답변을 하더군요. 이 학생이 얼마나 많은 실험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제가 담당했던 항공 관련 동아리의 부장을 맡고 있었는데, 낙하산을 키트로 제작하는 부스 운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낙하산의 비닐 재질은 무엇으로 할지, 발사대를 어떤 형태로 만들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제작하더군요.
두 학생 모두 성적이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관심 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능력을 보이는지 저에게 깨달음을 줬습니다. 제 담당 동아리 부장이던 학생은 관심 있어 하던 항공 분야의 대학에 진학해 매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무의식중에 갖고 있었던 우수한 학생에 대한 관념을 깨준 계기가 됐습니다.”

학생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 필요해
이 교사는 마음이 맞는 인천, 서울 교사들과 함께 논술 전형을 연구하고 해설집을 만드는 활동을 했다. 당시에는 대학에서 논술 자료집을 잘 만들지 않는 상황이어서 대학 논술 기출 문제에 대한 해설집을 만들어 학교에 배포하고, 모임에서 모의 논술을 개최해 학생들에게 설명회를 갖는 활동 등을 진행했다. 또 인천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면접을 진행해 대학 진학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 적도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으로 진학 관련 기사도 여러 차례 기고하기도 했고, 지금은 수업 방식과 학생들의 자발적 활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연구하고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어떻게 반영할지, 학생들의 자발적 활동 기회를 어떻게 제공할지에 대해 여러 실험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 선생님들과의 모임을 통해 제가 모르는 정보도 얻고, 배울 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어 현 대입 전형을 ‘학교 교육’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고등학교에서의 교육은 학생 교육과 대학 입시라는 두 측면이 있는데, 선발 위주의 논의만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저는 학교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대입 전형을 보고 싶습니다. 과거의 학교 교육은 강의식 수업과 지식을 측정하는 지필평가로 대표됩니다. 학생들의 지적 능력 외 학습태도나 발표 능력 등은 중요시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이 확대된 지금, 교사는 다양한 수업 방식과 평가 방식을 고민하고 실행하게 됐습니다. 교사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죠. 앞서 말했던 기억나는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는 고등학교 교육에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 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정성 측면에서 우려되는 부분과 충분히 납득되는 여러 반론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능 위주의 정시 확대가 지금의 학교 변화를 과거로 되돌리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자녀에게, 자신의 학교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이 가장 좋은 전형으로 생각되겠지만, 바람직한 학교 교육의 모습도 함께 생각했으면 합니다.”
‘역지사지’로 학생 대하면 갈등 해결할 수 있어
이 교사의 교육철학은 ‘역지사지’로 표현할 수 있다. 그는 교직에 있지 않은 지인들을 만나면 “요즘 아이들 다루기 힘들지 않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때마다 “우리 때랑 별로 다르지 않다. 단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 요새 아이들은 모르거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한다. 기본 예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학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과 같이 가치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많다는 이유다.
“초반에는 그런 것에 화가 나 혼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비교적 차분하게 대할 수 있는 자세를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사실 교사들은 대체로 큰 갈등 없이 학교생활을 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업 중에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답답하기도 하고, 저런 식으로 밖에 자기 생활을 하지 못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다양한 경험이 있었으면’하고 생각하지만 그때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전부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학생과 얘기를 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학생과의 갈등을 해결하게 되면 많이 뿌듯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교사는 대입을 앞둔 학생들에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대입 또한 여러 선택 중 하나라는 것을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하죠? 어떻게 보면 대입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에게 가장 큰 책임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여러 선택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면 스스로 대견해 하고,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선택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해 보길 바랍니다. 현재의 선택이 자신에게 도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고, 그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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