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연구팀, ‘소아는 양(陽)의 기질이 강하다’는 옛이론을 현대 한의학으로 증명
부산대 연구팀, ‘소아는 양(陽)의 기질이 강하다’는 옛이론을 현대 한의학으로 증명
  • 오혜민 기자
  • 승인 2019.05.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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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아의 음양기질을 객관적 측정·분석해 '자랄수록 음양조화'를 처음으로 확인
한상윤 박사수료생, 채한 교수, 천진홍 교수, 김기봉 교수

[대학저널 오혜민 기자] 소아과에서의 음양 이론을 임상연구로 증명한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의 한의학 논문이 SCI급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소아는 양(陽)의 기질이 강하다’는 900여 년 전 선현의 음양기질 이론을 현대 한의학으로 증명한 것인데 외향적이고 감정적이고 성급한 양(陽)의 기질을 가진 유아가 자랄수록 음양의 조화를 이뤄간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부산대 기초한의학과 한방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연구가 SCI급 국제학술지인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유럽통합의학회지)’ 6월호(28권, 52-56페이지)에 게재된다. 기초한의학에서는 한의학전문대학원 한상윤 박사수료생과 채한 교수, 한방병원 소아과에서는 천진홍·김기봉 교수가 참여한 연구다.

‘Yin-Yang personality of pediatric outpatients in Korea(한국 소아과 환자에서의 음양성격)’이란 제목으로 소개된 이번 연구는 한방 소아과에서 1000여 년간 사용돼온 ‘소아는 양(陽)의 성질이 가장 강하다’는 생리이론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소아는 순양(純陽) 또는 소양(少陽)이다’라는 이론은 900여 년 전 최초 소아과 전문의서인 ‘노신경(顱顖經)’(1075년)에서 제시된 것이다. 한의학에서 유소아의 생리·병리적 특징을 설명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적 임상이론으로 오랫동안 임상 진료에 활용돼왔다. 이는 유아·소아가 미성숙할 때는 발육이 신속하고 왕성한 생기를 가진 순수하고 강한 양(陽)의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한방 소아과의 기초이론들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돼 왔으나 음양기질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임상 도구가 없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부산대 연구팀은 음양기질을 분석할 수 있는 임상검사를 개발했고 청소년 문제행동에 적용한 경험을 활용해 한방병원 소아과 환아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한방 소아과 이론을 임상연구를 통해 증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 발표된 것이다.
 
연구팀은 부산대 한방병원 소아과 환자를 미취학 유아(1~6세)와 초등학생(7~12세) 두 그룹으로 나누고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된 사상성격검사를 사용해 음양기질의 연령에 따른 연대기적 변화를 분석했다.

사상성격검사(SPQ)는 모든 연령대(1세~70대)의 음양 기질을 분석하는 과학적 임상 검사로 행동·인지·정서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객관적 검사치를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양(陽)의 기질은 외향적이며 유연하고 감정적이며 성급한 특징을 지니는 반면 음(陰)의 기질은 내성적이고 신중하고 일관적이고 차분한 특징을 지닌다. 

분석 결과 음양기질의 평균점수는 1세에는 37.3점이었으나 6세가 되면 31.4점으로 크게 낮아졌으며 음양기질과 나이 사이의 상관성(r)은 ?0.351로 확인됐다. 미취학 아동에서는 나이가 어릴수록 강한 양(陽) 기질을 갖는 것을 의미하는데 초등학생에서는 이같은 변화 없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이 결과는 출생 직후 유아가 매우 강한 양적 기질을 갖고 있으며 심신 발달에 따라 음양이 균형을 이루게 되는 것을 처음 측정한 것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행동이나 감정의 의도적 조절이 가능한 음양이 조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소아에서의 ‘부주의하고 감정변화가 크고 활동적인 특징’은 발달과정에서 드러나는 일시적인 모습으로 성장에 따라 주변환경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균형된 기질을 갖추게 된다. 만약 인위적 약물 치료나 체벌을 사용해 강제로 억누르게 되면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의 균형잡힌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세심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한 부산대 한의학과의 한상윤 박사수료생은 교사 출신 한의사로 평소 소아·청소년의 건강관리와 한의학 교육학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한상윤 씨는 “한의학 이론을 설명하려는 임상연구가 생소한 유럽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두려웠지만 간결한 측정과 직관적 설명으로 소아에서의 음양기질을 분석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됐다”며 “기초와 임상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를 통해 한의학 기초 연구와 교육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한상윤 씨의 석사·박사과정을 지도한 채한 부산대 한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채한 교수는 “한의학의 중심이론인 음양(陰陽)을 서양의 최신 신경과학과 생물심리학으로 재해석하는 연구를 지속해 왔는데 이번 연구는 임상현장에서의 음양이론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증명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공동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 한방병원의 김기봉 교수(한방병원 진료부장)는 “임상연구를 통해 확인된 한의학의 가치는 학교에서의 청소년 건강검진이나 병원에서의 한양방 협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대 한방병원 천진홍 교수(소아과 과장)는 “지난 연구들에서 청소년 문제행동 패턴을 음양기질로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었는데 양기질은 외현화 문제행동을, 음기질은 내재화 문제행동을 보였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소아과 환자의 성장에 따른 맞춤형 관리와 예방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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