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시지탄(晩時之歎), 정부의 인문사회 연구지원 강화
만시지탄(晩時之歎), 정부의 인문사회 연구지원 강화
  • 백두산 기자
  • 승인 2019.04.05 14: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수첩] 편집국 백두산 기자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지난 4일 정부는 ‘인문사회 학술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인문사회계열을 전공한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방안대로라면 학문후속세대인 박사급 연구자들도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부의 인문사회 분야 지원정책은 환영할만한 일이나 너무 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많은 매체에서 오랫동안 인문사회 분야의 축소를 지적해 왔다. 특히 인문사회 분야 학문후속세대들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학문후속세대들이 해당 학문으로의 진학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취업률을 들 수 있다. 해당 분야로 진학하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학문을 통해 먹고 살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인문사회 분야의 지속적인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이·공계라며 학계의 건의를 외면해 왔다.

그 결과, 인문사회 분야의 취업률은 대폭 낮아졌고, 낮은 취업률 탓에 학부생들의 대학원 진학률도 급감하게 됐다.

보다 객관화된 수치로 확인하기 위해 각 분야의 학문후속세대이자 가장 전문 인력이라 할 수 있는 박사들의 취업률을 교육통계서비스(cesi.kedi.re.kr) 자료를 통해 분석해 봤다.

우선, 통계기준이 바뀐 2011년을 기점으로 가장 최근인 2017년 자료까지 분석해 본 결과, 공학계열 박사들의 취업률은 7년간 80%를 넘었지만, 인문계열 박사들의 취업률은 2017년 한 해를 제외하고 60%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 박사들의 낮은 취업률은 전 분야 박사들 평균 취업률과 비교해 봤을 때도 현저히 낮은 편이다. 박사들의 평균 취업률은 70% 후반이지만 인문계열 박사들의 취업률은 50% 후반이기 때문이다.

연도별 박사학위 소지자 취업률 현황 (자료: 교육통계서비스 활용해 기자가 직접 작성)
연도별 박사학위 소지자 취업률 현황 (자료: 교육통계서비스 활용해 기자가 직접 작성)

인문계 학문후속세대들은 인문계열 박사들의 낮은 취업률조차 부풀려진 수치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공학·자연계열 분야의 경우 연구실을 중심으로 취업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문·사회계열은 1인 창(사)업자, 프리랜서 비율이 높다. 뿐만 아니라 취업자 통계를 보험 가입자 기준으로 할 경우 시간강사들은 수입이 최저임금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자로 잡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통계서비스의 고등교육기관 취업통계 취업자 기준은 수입이 아닌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이거나 개인창작활동종사자, 1인 창(사)업자, 프리랜서 등이다. 즉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수입이 아닌 직장을 기준으로 했기에 이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반영 못하고 있다.

늦었지만 정부가 인문사회 연구지원 강화 정책을 수립한 부분은 옳은 방향이다. 허나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보다 면밀히 박사 졸업생들의 처우를 조사하고 그에 대한 대응을 해야함이 마땅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직장보험 가입자를 기준으로 한 취업자 산정이 아닌 보험료나 수익을 기준으로 취업자 산정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 가령, 시간강사의 경우 한 학기당 수업을 3, 4개 이상 하지 않으면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수입을 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면 정부도 취직률에 연연하기 보다는 최저시급 이상의 수입을 기준으로 산정함이 마땅하지 않을까.

또한 인문사회 학술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일회성 정책이 아닌 꾸준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번 활성화 방안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한정된 정책으로 그 기한이 3년 뿐이다. 인문사회 계열은 분야의 특성상 빠른 시간 안에 결과물이 나오기 힘든 분야다. 그렇기 때문에 일회성의 시혜적 정책이 아닌 국가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장기적인 투자와 관찰이 요구된다.

정부의 이·공계 분야 투자를 통해 국가가 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허나 투자가 한 분야에 쏠려 다른 분야의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은 지양해야만 한다. 국가가 잘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공생과 협업, 발전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